LG전자가 자사 가전 유통매장인 LG베스트샵에서 이르면 다음달부터 애플 아이폰을 판매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동통신 유통점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동통신 유통점으로 구성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지난 21일 동반성장위원회와 LG베스트샵 운영사인 하이프라자에 동반성장협약 준수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협회는 “LG전자가 전국 LG베스트샵에서 아이폰을 판매할 경우 2018년 5월 체결된 ‘이동통신 판매업 대·중소기업 상생협약’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협회와 동반성장위원회, 삼성전자, LG전자가 공동 서명한 상생협약서에는 ‘삼성전자판매는 삼성전자가 생산 또는 공급하는 모바일폰을, 하이프라자는 LG전자가 생산 또는 공급하는 모바일폰만을 판매한다’고 돼 있다.
대리점들은 코로나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대기업이 자체 매장을 활용해 타사 제품을 판매할 경우 영세 대리점들의 매출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협회 관계자는 “LG베스트샵에서 아이폰을 취급하면 고객 유출이 불가피하고 중소 유통망이 큰 타격을 입게 된다”며 “LG전자에는 상생협약을 지켜달라는 취지로 서한을 보냈고, 동반위에는 LG전자가 상생협약을 준수할 수 있게 관리해달라는 취지로 서한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협회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에도 서한을 보내 LG전자의 아이폰 판매 대행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LG전자는 전국 400여개 LG 베스트샵에서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판매하는 방안을 놓고 애플과 최종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접으면서 필요없어진 LG베스트샵 내 휴대폰 전시·판매 공간을 아이폰 판매로 대체하고, 이를 통해 젊은 고객 유입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측은 이동통신유통점들의 이같은 반발에 “아이폰 판매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 중인 사안이라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