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철이 본격 시작되면서 기업들 사이에 휴가지에서 업무를 보는 ‘워케이션’이 확산하고 있다. 워케이션은 워크(work·일)와 베케이션(vacation·휴가)을 합친 신조어다. 코로나 장기화로 원격근무가 보편화되면서 사무실이나 집뿐 아니라 휴가지에서도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워케이션 도입에는 IT 기업과 스타트업이 앞장서고 있다. 업무 특성상 온라인·비대면으로 업무 처리가 용이한 데다, 코로나 초기부터 재택근무가 보편화돼 있어 상대적으로 워케이션 도입이 원활한 것이다.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휴가지에서 생활하는 데 필요한 비용까지 지원하며 워케이션을 장려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최적의 환경에서 근무하도록 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감염 위험이 낮은 비수도권에 머물게 함으로써 코로나 확산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관계사 라인플러스는 이달부터 ‘한 달 살기’ 유연 근무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한 달 이상 제주·강릉 등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도 근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인공지능(AI) 세무 회계 스타트업 자비스앤빌런즈는 지난달 전 직원에게 2주간 특별 휴가를 줬는데, 휴가가 끝난 이후 1주일 동안 워케이션을 하도록 했다. 지방으로 휴가를 떠난 직원의 경우 휴가 이후에도 현지에 머물며 원격으로 근무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 업체는 직원들에게 1명당 300여만원의 워케이션 비용을 지급했다.
일부 기업에선 워케이션이 하나의 근무 형태로 정착되고 있다. 여행 스타트업 마이리얼트립은 1년 근속 시 2주간 전 세계 어디서든 원격근무를 하는 제도를 시행한다. 이 제도는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유지할 계획이다. 숙박·레저 플랫폼 기업 야놀자도 최근 상시 원격근무를 시행하면서 워케이션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IT업계 관계자는 “1년 넘게 재택근무를 시행한 기업들이 어디에서 일하든 업무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걸 확인하면서 여건에 따라 근무지도 다양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