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 건설에 수십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미국 인텔이 미국과 유럽 주요국 정부를 상대로 공장 건설에 필요한 보조금을 받기 위해 전방위 로비전을 펼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팻 겔싱어 인텔 CEO(최고경영자)는 지난달 미 백악관 근처에서 바이든 행정부 고위 인사들과 만나 반도체 투자 계획을 논의했다. 겔싱어 CEO는 지난 3월엔 독일과 벨기에를 방문해 EU(유럽연합) 고위 인사들과 만나 170억유로(약 23조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 건설 계획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에도 프랑스·네덜란드·이탈리아 정부와 공장 투자 계획을 논의했다.

WSJ은 겔싱어 CEO의 행보를 “공장 건설 보조금을 따내기 위한 글로벌 투어”라고 전했다. 경쟁사보다 유리한 위치에 공장 부지를 확보하고, 수조원에 이를 보조금을 확보하기 위한 로비를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인텔은 현재 200억달러(약 22조6000억원)를 들여 미국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고, 올 연말 미국·유럽에 추가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인텔은 미국 정부엔 미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고, 유럽엔 반도체 제조 시설의 아시아 편중 문제를 해소하자는 논리를 앞세워 대규모 보조금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