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모두 반대했습니다.”
6일 삼성전자 개미 주주들이 온라인에 ‘주주총회(주총) 반대투표 인증 샷’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오는 16일 삼성전자 정기주총을 앞두고 6일부터 15일까지 사전 온라인 전자투표가 시작됐는데, 일부 주주가 사내이사 후보로 올라온 주요 경영진 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진 겁니다.
최근 논란이 된 소위 ‘GOS(게임 최적화 서비스) 사태’ 때문입니다. 삼성이 갤럭시S22를 출시하면서 과도한 발열을 막기 위해, 게임 앱 실행과 동시에 CPU(두뇌 역할 반도체) 성능을 강제로 절반가량 낮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소비자가 이를 마음대로 끌 수 없도록 막았고, 이 사실을 미리 알리지도 않았습니다. 스마트폰 성능 평가 앱을 구동할 땐 CPU가 정상 작동해 소비자들이나 평가 기관들도 이를 알아차리기 어려웠습니다.
“역대급 성능이란 선전을 믿고 샀는데, 속았다”는 소비자 반발이 잇따르자 삼성은 지난 3~4일 이틀에 걸쳐 “송구하다”는 사과와 함께, 소비자가 이 기능을 끌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후폭풍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유명 스마트폰 성능 평가 사이트인 긱벤치는 ‘조작(manipulation)’이라며 5일 갤럭시S22를 비롯해 GOS 기능이 적용된 S21·S20·S10 시리즈를 모두 평가에서 제외했습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어떻게 우리 회사가 이럴 수 있느냐”는 직원들 반발이 사내 게시판에 잇따르고 있다고 합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같은 날 ‘삼성전자 해킹’ 사건까지 벌어졌습니다. 남미의 해커그룹 랩서스(Lapsus$)가 삼성전자 서버를 해킹했다고 주장하며, 190기가바이트(GB) 분량의 기밀 데이터를 온라인상에 유출한 것입니다. 삼성전자의 보안 시스템인 ‘녹스(Knox)’, 삼성패스 등 민감한 프로그램의 소스 코드가 담겨있다는 것이 해커 측 주장입니다. 소스 코드는 프로그램의 설계도 같은 개념으로, 유출된다고 곧바로 문제가 되진 않지만 해커들이 이를 바탕으로 보안 취약점을 찾아내 공격에 악용할 우려가 있습니다.
갤럭시S22 흥행을 기대하던 삼성전자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신뢰 위기에 처했습니다. 삼성전자가 2016년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사건 때 7조원대 손실을 무릅쓰고 전량 리콜까지 단행하면서 쌓아온 품질에 대한 신뢰를 끝까지 지켜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