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가 최근 불거진 갤럭시 스마트폰 성능 저하 문제에 대해 사과했다. 한 부회장은 16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주주와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처음부터 이를 헤아리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한 부회장은 이 같은 발언을 한 뒤 단상 아래로 내려와 주주들에게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이날 삼성전자 주주총회는 코로나 상황을 감안해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개최됐다. 현장에는 주주 1600여명이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주주총회에서 재무제표 승인, 사내·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을 상정했다.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 등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임직원과 협력사를 포함한 모든 분들의 헌신과 노력에 힘입어 연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인 매출 280조원, 역대 세번째인 영업이익 52조원이라는 실적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DX부문은 폴더블폰 대세화 등으로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를 더욱 확대했으며, Neo QLED TV와 비스포크 가전 등 프리미엄 제품 출시를 통해 업계 리더십을 굳건히 했다”고 설명했다.
또 부품 사업과 관련해 “DS부문은 메모리 사업에서 서버 중심 수요 성장에 적극 대응하면서 리더십을 공고히 했으며, 시스템반도체 사업은 EUV 공정의 양산을 확대하고 미국 테일러시에 신규 공장 투자를 결정하는 등 미래 성장 기반을 다졌다”고 밝혔다.
한 부회장은 “이를 통해 2021년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인터브랜드 평가 기준 746억 달러로 2년 연속 글로벌 5위를 유지했다”고 했다.
이번 주주총회 화두는 역시 갤럭시 스마트폰 성능저하 문제였다. 사업 부문별 첫 질의응답 시간에 한 주주가 “GOS(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 문제에 대해 사과할 생각이 있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GOS는 고성능 연산이 필요한 게임 등을 실행하면 스마트폰 과열을 막기 위해 중앙처리장치(CPU) 또는 그래픽반도체(GPU)의 성능을 강제로 낮추는 기능이다. 앞서 갤럭시S22 구매자들은 “삼성전자가 사용자에게 제대로 알리지도 않고 이 기능이 무조건 작동되도록 했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한 부회장은 사과 발언과 함께 “처음부터 최상의 성능을 원하는 고객의 목소리가 많아 (GOS를 끌 수 있는) 선택권을 주는 업데이트를 배포했다”며 “고객의 소리에 더 귀기울여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편 주주총회장 밖에서는 GOS 사태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성능 저하에 항의해 집단소송을 준비하는 이용자 모임인 ‘갤럭시 GOS 집단소송 준비방’ 카페 회원들은 전광판을 부착한 트럭을 주주총회장으로 보내 주변 도로를 배회하도록 했다. 트럭 전광판에는 ‘소비자 기만하는 삼성고객 우롱하는 갤럭시’, ‘성능치팅 GOS, 프라이드 인 삼성 어디에 있나요?’ ‘허위광고에 속아서 샀다 사전예약 환불하라’ 등의 문구가 상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