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를 인수해 비상장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투자자들을 유치하며 3년 내 트위터를 다시 기업공개(IPO)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440억달러(약 55조원) 에 인수한다는 계약을 맺은 상태다. 머스크는 앞서 트위터 인수금액 중 255억달러를 자신이 보유한 테슬라 주식과 트위터 자산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대출하고, 210억달러를 보유 현금 등 자기 자본으로 마련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머스크는 지난 주 테슬라 지분 960만주를 매각해 85억달러를 확보했다. 머스크가 추진하는 트위터 인수는 주주와 규제기관의 승인을 통과하면 올해 말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3년 내 트위터 재상장”
현재 머스크는 나머지 투자 금액을 마련하기 위해 사모펀드 등 다른 투자자를 유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머스크는 트위터의 재상장을 거론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머스크가 투자자들에게 트위터 재상장이 투자 리스크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를 추진하면서 “경제적인 부분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트위터 인수에 참여하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었다. 현재 수년째 좋지 않은 실적을 거둔 트위터가 비상장으로 전환되면, 투자금을 회수할 기회가 마땅치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의 이러한 우려를 인식한 머스크는 3년 내 트위터 재상장을 약속하고 투자자들을 유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상장기업을 비상장으로 전환 해 기업을 재정비한 다음 재상장해 이익을 챙기는 것은 사모펀드가 종종 하는 방법이다. 머스크가 사모펀드가 하는 방법과 유사한 계획을 갖고 있다는 점은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부여하고, 머스크가 트위터 사업 운영과 수익성을 빠르게 개선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설명했다.
◇종잡을 수 없는 머스크에 폭풍전야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추진을 놓고 테크 업계는 폭풍전야 같은 분위기다. 지난 주는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추진으로 실리콘밸리가 뜨겁게 달아올랐지만 이번 주는 조용하다. 머스크도 자신의 트위터에 별다른 글을 남기지 않고 있다. 테크 업계는 머스크의 다음 행동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뉴욕타임스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머스크는 충동과 자신이 절대적으로 옳다는 믿음에 따라 행동한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선 “머스크가 변죽만 울리고 트위터 인수를 철회할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테크 업계를 넘어 미 산업계는 머스크 인수 후 트위터에 광고를 내는 것이 효과적인지 따져보자는 움직임도 나온다. 3일(현지시각) 20여개의 시민 사회 단체들은 코카콜라와 디즈니 등에 서신을 보내, “광고주들은 트위터가 증오 표현과 잘못된 정보를 제한하는 정책을 어떻게 바꾸는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며 “트위터가 이러한 정책을 유지하지 않으면 광고를 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트위터의 광고주로서 당신의 브랜드는 증오, 극단주의, 잘못된 건강 정보, 음모론을 부추기는 플랫폼과 연관될 위험이 있다”고 했다.
기업들이 머스크에 인수된 트위터에 광고를 할 경우 불매운동에 부딪힐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해당 내용을 보도한 CNN 뉴스를 자신의 트위터에 게재하며, “정보에 대한 접근권을 통제하려는 이러한 단체에 누가 자금을 지원하는지 조사해보자”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