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아이패드의 기반이 됐던 애플의 MP3 플레이어 아이팟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애플은 10일(현지 시각) 휴대용 음악 재생 장치 아이팟 시리즈의 마지막 모델 ‘아이팟 터치’를 단종한다고 밝혔다. 현재 재고까지만 판매하고 이후 생산·판매를 접는 것이다.
아이팟은 2001년 10월 출시됐다. 당시만 해도 CD 플레이어로 음악을 듣는 사람이 많았고, 시중에 나온 MP3 플레이어는 저장 용량이 작아 몇십 곡 정도만 저장할 수 있었다. 반면 당시 아이팟은 5GB(기가바이트) 용량에 1000곡의 음악을 저장할 수 있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2004년 2월 더 작고 가벼운 아이팟 미니가 나왔고, 2006년 9월 아이팟 나노(2세대)가 출시됐다. 그리고 2007년엔 터치 스크린을 전면에 탑재한 아이팟 터치와 함께 애플의 첫 번째 아이폰이 나왔다. 당시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아이팟과 휴대전화와 인터넷을 합친 것”이라고 소개할 만큼 아이팟은 애플의 상징이었다. 테크 업계에선 “아이팟의 성공이 없었더라면 아이폰의 등장도 없었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아이팟의 흥행으로 애플 매출이 올랐고, 이를 바탕으로 아이폰이 세상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아이팟은 설 자리를 잃었다. 2012년 7세대 아이팟 나노, 2015년 아이팟 셔플 등이 출시됐지만 판매량이 급감하며 단종됐다. 2019년 7세대 아이팟 터치가 출시되며 명맥을 이어왔는데, 이제 더는 신제품이 나오지 않게 됐다. 그레그 조스위악 애플 수석부사장은 “아이팟을 통한 음악 청취 경험은 애플의 아이폰, 애플워치, 홈팟미니 등 다른 제품에 통합됐다”며 “아이팟의 정신은 여전히 살아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