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16일(현지시각) 미 마이애미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트위터를 현재 인수 제안가보다 더 낮은 가격에 인수하는 것이 말이 안되는 건 아니다(not out of the question)”라고 했다.
머스크는 현재 트위터의 봇(자동 스팸 프로그램) 등 가짜 계정 비율이 5% 이하인 것이 증명되기 전까지 트위터 인수를 보류한다고 밝힌 상황이다. 업계에선 이를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가격을 깎기 위한 행동으로 분석했는데, 머스크가 직접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머스크는 이날 콘퍼런스에서 “봇 등 가짜 계정이 전체 트위터 계정의 최소 20%를 차지한다”고 추산했다. 하지만 그는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다고 했다. 머스크는 “현재 내가 듣고 있는 것은 봇의 수를 정확히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라며 “그것은 마치 인간의 영혼을 파악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한편 이날 파라그 아그라왈 트위터 CEO는 자신의 트위터에 봇 비율을 계산하는 방식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아그라왈은 “트위터가 분기별로 수천개의 계정을 확인해 봇을 걸러내지만, 외부에서 봇의 비율을 파악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머스크가 자체적으로 봇의 비율을 파악하고 있는데 이는 정확할 수 없다는 의미다. 아그라왈은 이와 관련 여러 개의 트윗 글을 남겼는데, 머스크는 이 중 하나에 똥모양 이모티콘을 답글로 달고 조롱했다.
업계에서는 머스크가 직접 인수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트위터 인수 재협상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날 트위터 주가는 전날보다 8.1% 하락했다. 재협상이 진행되며 인수가 아예 무산될 가능성이 다시 생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