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금리 인상에 따른 경제 위기 불안감 속에 스타트업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스타트업들로 향하는 투자금이 줄고, 투자자들은 수익성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스타트업 정보 플랫폼인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지난달 벤처 부문의 글로벌 투자 유치액은 470억달러(약 59조7000억원)로 1년 전(540억달러)보다 13% 줄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잘나가는 것처럼 보였던 스타트업들도 최근 후속 투자 유치를 장담할 수 없어 직원 해고, 마케팅비 절감, 프로젝트 취소 등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며 “테크 스타트업들의 파티는 이제 끝났다”고 보도했다.

상장을 추진 중인 국내외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기업)들도 타격을 입고 있다. 올 초 미국의 HR(인사)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저스트웍스(JustWorks)’, 네덜란드의 파일 공유 스타트업 ‘위트랜스퍼’ 등이 시장 불확실성을 이유로 줄줄이 상장을 취소했다. 미 전자상거래 스타트업 ‘스라시오(Thrasio)’는 상장 전 투자 유치에 실패하면서, 상장 일정을 미루고 직원 20%를 해고하는 등 고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SK쉴더스, 원스토어 같은 대어급마저 상장을 전격 철회하며 기업공개(IPO) 시장이 차갑게 얼어붙었고, 스타트업들의 기업 가치가 고평가됐다는 시장의 의구심 역시 커지고 있다. 연내 상장을 추진해온 신선식품 새벽 배송 서비스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와 차량 공유업체 쏘카는 상장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쏘카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상장과 관련, 여러 가지 여건을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