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각) 미국 SNS(소셜미디어) 업체 스냅 주가가 하루 만에 43% 폭락했다. 전날 스냅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거시경제 환경이 악화하고 있고, 2분기 실적이 지난 실적발표 때 제시했던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고 공시하면서 투자자들을 공포에 몰아넣었기 때문이다.
에반 스피겔 스냅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메모를 보내,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공급망과 노동시장의 공급 부족, (애플 등의) 플랫폼 정책 변화, 우크라이나 전쟁 충격 등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스피겔은 악화한 사업 환경에서 버티기 위해 “고용과 신규 투자를 영업 환경에 맞춰 이전 계획했던 것보다 더디게 진행하겠다”고 했다.
당초 스냅은 올 2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20% 정도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이날 실적 전망을 대폭 하향조정했다. 올 2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20% 감소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스냅은 주가가 전날보다 43.08% 하락했고, 이 여파로 메타·트위터·알파벳(구글) 등 다른 SNS 업체들의 주가도 타격을 받았다. 메타는 주가가 7.62%, 트위터는 5.55%, 알파벳은 4.95% 하락했다. 외신들은 “스냅 쇼크가 주요 기술주를 넘어 미 증시 전체를 끌어내렸다”고 평가한다.
◇성장세 꺾인 SNS 기업들
사실 SNS 기업들의 안 좋은 실적은 예견된 것이었다. 올 1분기 SNS 기업들의 광고 매출 성장률은 1년 전에 비해 낮았다. 메타(페이스북)의 1분기 광고 매출은 269억98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6.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21년의 광고 매출 증가세(45.9%)의 9분의 1 수준이다. 구글의 유튜브도 마찬가지다. 올 1분기 전년 대비 광고 매출 성장세는 1년 전(48.7%)의 3분의 1 수준인 14.4%에 그쳤다. 스냅의 성장세도 1년 전의 반토막이었다.
광고는 SNS 기업의 주 매출원이다. 광고 수익이 줄어든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첫째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광고주들의 광고 지출 감소다. 데이비드 웨너 메타 CFO는 지닌달 27일(현지시각)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평균 광고 단가가 1년 전보다 8% 낮아졌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광고를 꺼리면서 단가가 낮아졌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SNS 업체들이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한 탓도 있다. 루스 포랏 알파벳 CFO는 “러시아에서의 영업 중단과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매출이 광범위하게 영향을 받고 있다”며 “특히 유럽에서의 광고 지출이 줄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인플레이션, 공급망 붕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의 요인이 기업들의 광고 지출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작년 4월 개인정보 보호책을 도입하며 타깃광고가 불가능해진 것도 SNS 기업의 실적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앞서 메타는 애플의 정책 변경으로 올 한해 100억달러(12조7000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는데, 이러한 영향이 SNS 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