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3억명이 이용하는 소셜미디어 ‘스냅챗’ 주가가 하루 만에 반 토막이 났다. 스냅챗 운영사인 스냅이 지난 23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거시경제 환경이 악화하고 있고, 2분기 실적이 지난 실적 발표 때 제시했던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고 공시했는데, 다음 날 공포에 질린 투자자들이 대량 매도에 나서며 주가가 43% 폭락했다.
에반 스피겔 스냅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공급망과 노동시장의 공급 부족, (애플 등의) 플랫폼 광고 정책 변화, 우크라이나 전쟁 충격 등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스피겔 CEO는 “고용과 신규 투자를 이전 계획했던 것보다 더디게 진행하겠다”고 했다. 일단 성장보다는 ‘버티기’ 모드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당초 스냅은 올 2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20% 정도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해 왔지만, 이날 자사 실적 전망을 대폭 하향했다. 올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0%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스냅발 충격은 다른 소셜미디어 기업과 테크 기업으로 옮겨갔다. 메타(옛 페이스북) 주가는 7.62%, 트위터는 5.55%, 알파벳(구글)은 4.95% 일제히 하락했다. 외신들은 “스냅 쇼크가 주요 기술주를 넘어 미 증시 전체를 끌어내렸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2.35% 내려간 1만1265.45로 마감했다.
미국 IT업계에서는 “소셜미디어 기업들의 실적 하락은 이미 예견된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소셜미디어는 대부분 매출을 광고에 의존하고 있는데, 광고 매출 성장세가 1년 전에 비해 크게 둔화됐기 때문이다. 메타의 1분기 광고 매출은 269억9800만달러(약 34조1120억원)로 1년 전보다 6.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21년의 광고 매출 증가세(45.9%)의 9분의 1 수준이다. 구글 유튜브도 광고 매출 성장세가 꺾였다. 올 1분기 전년 대비 광고 매출 성장세는 1년 전(48.7%)의 3분의 1 수준인 14.4%에 그쳤다. 광고 매출에 악영향을 끼친 요인으로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광고주들의 광고 지출 감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 시장 철수 등이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