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가 올 2~4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나쁠 것이라고 밝혀 주가가 시간외거래에서 6% 넘게 폭락했다.
엔비디아는 25일(현지시각) 올 2~4월(회계 기준 1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46% 증가한 82억8800만달러(10조5300억원),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4% 하락한 18억6800만달러(2조37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매출 81억1000만달러)를 넘는 호실적이다. 주당 순이익도 1.36달러로 시장 예상치(1.30달러)를 웃돌았다.
1분기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은 37억5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83%, 직전 분기보다 15% 증가했다. GPU(그래픽처리장치) 지포스 RTX 3090 Ti 판매를 포함한 게이밍 매출은 1년 전보다 31% 증가한 36억2000만달러로 집계됐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올 2분기 매출이 예상보다 안 좋을 것이라고 했다. 월가 기대치(84억4000만달러)에 못 미치는 81억달러 수준이 2분기 매출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도전적인 거시적 환경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엔비디아가 2분기 매출을 부정적으로 전망한 이유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소비 축소, 거시 경제적 불확실성 등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코로나 봉쇄 조치로 인해 매출이 5억달러 타격받을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최근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하면서 채굴용 그래픽 카드 수요가 줄어든 것도 엔비디아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고 본다. 콜렛 크레스 엔비디아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채용 속도를 늦추고 비용을 통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정규장에서 전날보다 5.08% 상승했지만, 실적이 발표된 후 시간외거래에서 6% 넘게 하락했다. 작년 12월 300달러에 달하던 엔비디아 주가는 올 들어 44% 하락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