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게임 콘솔 기기 없이 삼성전자 스마트TV에서 바로 X박스 비디오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앱을 출시한다. 클라우드로 연결해 100여가지 X박스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게임 콘솔 기기 판매를 포기하고 게임 산업을 클라우드(가상서버) 기반으로 재편하려는 MS 의 과감한 베팅이다.
MS 는 9일(현지시각) 스마트TV용 X박스 앱을 삼성전자의 2022년형 스마트TV에 먼저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 앱은 오는 30일부터 전 세계 27개국에서 사용할 수 있다.
그동안 고사양 비디오 게임을 하려면 별도의 콘솔 기기가 필요했다. MS 의 X박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의 스위치 모두 커다란 게임 구동 기기(콘솔)를 갖췄다. 하지만 최근 클라우드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가 확장하면서 게임도 클라우드화 되는 추세다. 월 구독료를 내고 게임 앱 등을 통해 클라우드에 접속해 플레이를 하면 된다.
작년 MS 의 X박스 매출은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92% 급증했다. 하지만 플레이스테이션과 스위치에 비해선 아직 판매량이 적다. 시장조사업체 암피어 애널리시스에 따르면 작년 X박스는 전 세계에 770만대 팔렸는데, 플레이스테이션5는 1250만대, 닌텐도 스위치는 2430만대가 팔렸다. 콘솔 기기 판매 격차가 좁혀지지 않자 MS가 콘솔 기기 매출을 포기하고 클라우드로 무게추를 옮긴 것으로 분석된다. CNBC는 “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소니와 닌텐도에 뒤쳐지는 콘솔 대신 게임 콘텐츠와 서비스에서 집중하겠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올 1월 MS가 687억달러를 투자해 게임사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했는데 이 또한 X박스 내 콘텐츠를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MS는 콘솔 기기를 벗어나 스마트TV를 통한 클라우드 게임 확산에 더욱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TV 외에도 다른 제조사와 협업 관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MS는 “앞으로 전 세계 더 많은 게임 플레이어가 X박스 클라우드 게이밍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확대할 것”이라며 “우리는 다음 20년을 위한 게임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고 했다.
MS의 클라우드 게임이 삼성전자 스마트TV에서 가능해지면서 삼성전자 TV 판매에도 득이 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스마트TV 시장 점유율 21.3%를 차지하고 있다. MS와의 협업으로 시장 점유율을 더욱 늘릴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