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쇼크로 세계 경제가 빠르게 냉각되며 벤처 투자 시장도 얼어붙고 있지만, 창업자의 아이디어와 인적 구성만 보고 투자하는 극초기 시드(Seed) 투자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캐피털(VC)들이 이미 몸집이 커져 악화된 시장 환경의 영향을 받는 스타트업보다 성장할 여지가 큰 극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소액 투자를 늘리는 것이다.

11일(현지 시각) 스타트업 정보 플랫폼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5월 전 세계 벤처 펀딩 금액은 390억달러(49조9000억원)로, 1년 전(490억달러)보다 20% 감소했다. 지난 4월보다도 13% 줄었다. 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거나 규모가 큰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는 시리즈C 이상 후기 단계 투자는 1년 전보다 38%나 줄었다. 시리즈A 등 초기 단계 투자도 같은 기간 22% 감소했다.

하지만 사업 첫발을 내디딘 업체에 대한 시드 투자만은 늘어났다. 5월 전 세계 시드 펀딩 규모는 31억달러(4조원)로, 1년 전(28억달러)보다 10.7% 늘어났다. 시드 투자는 가능성만 보고 진행하며 투자 액수가 적은 편이다. 혹한기에도 씨는 계속 뿌리는 셈이다. 크런치베이스는 “특히 메타버스, NFT, 뇌·신경과학, 대체육, 피트니스 등 5개 분야에 시드 투자가 활발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