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가 침체 기로에 빠져들면서 현금 보유액이 많고 위기에도 비교적 탄탄한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들도 인력 감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동안 경기 침체에 따른 인력 감축은 스타트업 업계 위주로 진행됐는데 이제 빅테크까지 영향을 받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메타(옛 페이스북)에서 관리자들에게 성과가 낮은 직원들을 색출해 퇴출시키라는 지시가 내려갔다고 보도했다. 메타의 엔지니어링 부서 책임자인 마허 새바는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모든 관리자는 팀원들이 메타에 기여하는 가치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부하직원이 타성에 젖어 행동하거나 저성과자라면 그들은 우리가 필요로 하지 않는 이들이고, 이 회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찾아 그 명단을 이날 근무가 끝날 때까지 사내 프로그램을 통해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저성과자는 자르겠다는 것이다.
최근 메타는 전방위적으로 긴축 경영에 돌입한 상태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지난달 30일 ″지금의 상황은 우리가 경험한 최악의 경기 침체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며 “좀 더 공격적인 목표를 세우고 압박의 강도를 높이면 직원 중 일부가 메타를 떠나려고 하겠지만 그건 나에게 좋은 일”이라고 했다. 메타는 12일(현지시각)에도 캘리포니아 멘로파크 본사에 있는 설비업체 ABM인더스트리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350여명의 관리 직원을 해고했다.
세계 최대 검색 기업인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도 채용 속도를 늦춘다고 밝혔다. 12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이자 구글 CEO가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잠재적인 경기 침체에 직면해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채용 속도를 늦출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피차이 CEO는 “앞으로 더 기업가적이어야 하며, (사업 환경이) 화창했던 날보다 더 긴급하고 날카롭게 집중하며, 더 많은 배고픔을 가지고 일해야 한다”고 했다. 또 “경우에 따라 이는 투자가 중복되는 것을 통합하고 프로세스를 간소화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최근 소수의 직원을 해고했다고 밝혔다. 전체 18만1000명의 직원 중 1% 미만 규모다. 마이크로소프트 대변인은 CNBC에 “이는 전략적 재편의 결과”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앞으로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는 테크 기업이 우후죽순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