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토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인 ‘왓챠’가 투자 유치에 난항을 겪으면서 매각설에 휩싸였다. 지난 2011년 영화 리뷰 커뮤니티로 출발한 왓챠는 2016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OTT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현재 월 사용자가 108만명 정도로 알려졌다.
15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왓챠가 내년 상장을 목표로 1000억원 규모의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를 진행해왔지만, 인플레이션 등 경제 상황으로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왓챠는 지난 2020년 154억원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지난해에는 248억원으로 늘었다. 현재 왓챠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 등 인력 감축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설과 관련해 지난달만 해도 왓챠 관계자는 “와전된 것”이라고 했지만, 최근엔 “검토하는 방안 중 하나”라면서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않고 있다.
OTT 업계 관계자는 “왓챠가 최근 주요 OTT 업체와 접촉해 인수 의향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안다”며 “요즘처럼 OTT 업계가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를 위해 ‘쩐’의 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다른 토종 OTT와 달리 거대 통신사나 대기업을 모기업으로 두지 않은 왓챠로선 매각 외에는 뾰족한 대안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국내 OTT 시장은 미국 넷플릭스를 비롯,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이 연합한 ‘웨이브’, CJ ENM이 최대 주주인 ‘티빙’, 쿠팡이 운영하는 ‘쿠팡플레이’, KT 계열의 ‘시즌’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 OTT업계는 티빙과 시즌이 올 연말 통합을 이미 발표한 상황에서 왓챠 매각설까지 나오자,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웨이브 등과 같은 다른 토종 OTT들이 인수 후보군으로 이름이 오르내리지만, 이들 대부분은 “검토한 바 없다”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협상 과정에서 좀 더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 일단 부인하는 제스처일 수 있다”며 “연말 티빙과 시즌 통합 시점이 다가오면 왓챠 인수전도 가시화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