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서로 수면 패턴을 추적하는 탁상시계, 필기가 가능한 전자책 리더기, 창문이 열린 것을 감지하고 알려주는 가정용 로봇….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28일(현지 시각)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내놓은 IT 신제품이다. 아마존이 자체 제작한 IT 기기 매출은 핵심 사업인 온라인 상거래의 5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그런데도 아마존은 그동안 음성인식 비서인 알렉사가 탑재된 전자레인지, 집 안을 날아다니며 방범 활동을 하는 드론 등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제품을 내놓으며 스마트홈 기기 시장을 공략해왔다. 올해도 다양한 스마트홈 기기를 바탕으로 사용자의 ‘집 안’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아마존이 사용자의 가정에 깊숙이 들어가길 원하고 있다”고 했다.
◇스마트홈 기기 대거 출시
이날 아마존이 내놓은 제품 중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수면 패턴을 자동으로 파악해주는 탁상시계 헤일로 라이즈(Halo Rise)다. 이 기기는 침대맡에 두면 사용자가 잠을 자는 동안 실내 온도와 습도를 측정하고 수면의 질을 분석한다. 마이크나 카메라는 탑재되지 않았다. 저전력 레이저 센서가 숨을 쉴 때 가슴이 오르내리는 것과 같은 신체 움직임을 포착해 수면 패턴을 추적한다. 아마존은 “침대에 누워도 수면 중이 아니라면 자동으로 판단해 추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기기는 알람 시간을 설정하면 조명등이 시간에 맞춰 밝기를 점진적으로 조절해 마치 해가 뜨는 것과 같은 느낌을 사용자에게 준다.
아마존은 또 전자책 단말기에 필기 기능을 탑재한 킨들 스크라이브(Scribe)도 출시했다. 10.2인치 화면을 통해 전자책을 읽으면서 함께 제공되는 전자연필로 메모할 수 있다. 매일 30분씩 필기할 경우 배터리가 3주간 지속된다고 아마존은 설명했다.
아마존은 또 5세대 스마트스피커인 에코닷 시리즈도 공개했다. 동그란 공 형태의 에코닷과 시간이 표시되는 에코닷위드클락은 기존 제품보다 음질과 온도 센서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번에 출시된 에코닷은 실내 와이파이 증폭 기능도 탑재됐다. 작년 출시한 가정용 로봇인 아스트로의 기능도 강화했다. 아스트로가 반려동물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짧은 영상을 찍어 사용자에게 보내준다. 또 문이나 창문이 열려 있으면 사용자에게 알려준다. 아마존은 아스트로가 외부 방범 카메라 제품과 연계돼 ‘집 안의 경비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마존은 또 화질과 색 표현을 개선하고, TV 앞 움직임을 감지해 작동하는 스마트TV인 파이어 TV 옴니 QLED도 출시했다.
◇폭발 성장하는 스마트홈 시장
아마존이 이러한 기기를 대거 쏟아낸 이유는 스마트홈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드마케츠에 따르면 작년 784억4000만달러(약 113조원)였던 글로벌 스마트홈 기기 시장 규모는 2026년 1761억달러(약 253조50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아마존은 스마트홈 기기 시장에서 양호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스마트홈 기기 중 가장 보편화된 스마트스피커 시장에서 아마존은 전 세계 점유율 26.4%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구글(20.5%)이 2위, 바이두(13.6%)가 3위다. 아마존이 스마트홈 기기에 집중하는 배경엔 사용자의 생활 데이터를 쉽게 확보하겠다는 전략도 있다. 아마존 기기를 통해 수집되는 수많은 데이터를 향후 다양한 사업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