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인수한 미국의 로봇 제조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자사 로봇을 무기화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6일(현지시각) IT매체 엔가짓 등에 따르면,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어질리티 로보틱스, ANY보틱스, 클리어패스 로보틱스, 오픈 로보틱스, 유니트리 등 5개 로봇 제조 업체와 함께 ‘로봇 업계와 우리 커뮤니티에 보내는 공개서한’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첨단 모빌리티 기능을 갖춘 범용 로봇과 이와 관련한 소프트웨어를 무기화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원격·자율적으로 작동하고, 주거지와 일터에 접근할 수 있는 로봇에 무기를 추가하는 것은 새로운 위험과 심각한 윤리적 문제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로봇을 주문한 고객에게도 해당 제품을 무기화하지 않도록 촉구할 것”이라며 “로봇의 무기화는 사회에 엄청난 해를 끼치고 기술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해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또 정부의 AI(인공지능) 로봇 규제를 촉구했다. 이들은 “우리는 국가와 정부기관이 자기방어와 법 유지를 위해 사용하는 기존 로봇 기술을 문제 삼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정책 입안자들이 로봇의 안전한 사용을 촉진하고 오용을 막기 위해 우리와 함께 일할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현대차가 작년 인수한 미국의 로봇 제조 업체다. 4족 보행 로봇 ‘스팟’과 2족 직립 보행 로봇 ‘아틀라스’ 등을 개발했다.
로봇 업체들이 이러한 성명을 낸 것은 최근 백악관이 발표한 AI 권리장전과 테슬라가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테크 업계의 분석이다. 최근 백악관은 AI 권리장전을 발표하며, AI 윤리에 대해 언급했다. 또 테슬라는 지난 주 ‘AI 뇌’가 탑재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공개했다.
테크 업계에선 미래에 AI가 탑재된 로봇이 인간의 일을 대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일각에선 이러한 로봇이 무기화가 되면 영화 ‘터미네이터’와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