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전 세계 주요 국가 중 한국인의 수면 시간이 가장 많이 늘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삼성전자가 자사의 스마트워치 갤럭시워치를 쓰는 16국 사용자 1000만명의 수면 패턴을 분석한 결과다. 이 조사에서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16국 사람들은 코로나 이후 모두 자는 시간이 늘었지만 수면의 질은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택근무가 보편화하면서 출퇴근 시간을 절약했지만, 잠자리에 드는 시간도 늦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삼성전자가 내놓은 글로벌 수면 패턴 분석은 코로나 이전인 2018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이뤄졌다. 코로나 팬데믹 전후 수면 시간 변화가 가장 도드라진 나라는 한국으로 하루 평균 6시간 24분에서 6시간 41분으로 17분 늘어났다. 2위는 6시간 38분에서 16분 늘어난 아르헨티나였고 인도네시아(13분), 이탈리아(10분), 인도(9분)가 뒤를 이었다. 다만 수면 시간이 가장 늘어났음에도 한국인의 수면 시간은 조사 대상 16국 중 넷째로 짧았다. 가장 오래 잔 나라는 평균 7시간 26분의 프랑스였다.
◇ 삼성헬스 앱으로 한국인 수면시간 분석… 코로나 후 17분 늘었지만 세계 국가 중에서는 여전히 하위권
수면의 질을 뜻하는 수면 효율이 가장 많이 높아진 나라는 인도네시아(84.82%→85.96%)였다. 한국(86.09%→86.73%)은 2위였다. 가장 잠을 잘 잔 나라는 아르헨티나로, 수면 효율이 88.55%에 달했다. 수면 효율은 전체 자는 시간 중 도중에 깬 시간을 제외한 실제 잠든 시간의 비율을 나타낸 값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서 전 세계 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 56분에서 팬데믹 이후 7시간 2분으로 소폭 늘었다. 반면 전 세계 평균 수면 효율은 오히려 하락했다. 팬데믹 이전 87.86%였던 것이 이후에는 87.79%로 줄어든 것이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여성보다 수면 시간이 소폭이지만 더 늘어난 반면, 수면 효율은 오히려 떨어졌다. 남성의 팬데믹 이후 수면 시간은 6시간 55분으로, 이전 6시간 49분보다 6분 늘었다. 여성은 팬데믹 이후 7시간 12분으로 이전 7시간 11분보다 1분 증가했다. 하지만 남성의 수면 효율은 팬데믹 이후 87.21%를 기록해, 이전 87.46%보다 0.25%포인트 감소했다. 여성은 팬데믹 이후 88.62%로 이전 88.74%보다 0.12%포인트 줄었다.
삼성 갤럭시워치를 비롯한 스마트워치는 시계 속에 탑재된 가속도 센서와 적외선 센서를 기반으로 수면 패턴을 측정한다. 시계 착용자의 움직임을 측정해 잠을 자는지 깨어 있는지를 측정하는 식이다. 적외선 센서는 심박수를 측정하는 역할을 한다. 심박수 변화를 통해 얕은 잠, 깊은 잠 등을 구분하는 것이다. 스마트워치의 수면 분석과 효율 측정 정확도는 50~60% 정도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