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가 설계사와 디자이너를 10~20년 안에 대체할 순 없을 거예요. 전문가가 가진 판단력과 미학, 창의성을 아직 대신할 수는 없죠.”
글로벌 설계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오토데스크의 앤드루 아나그노스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AI는 협업 도구로 비용을 예측하고 보다 쉬운 제조 설계를 도울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오토데스크는 설계 소프트웨어 ‘오토캐드’로 유명한 기업이다. 1982년 설립된 업체로, 최근엔 AI와 클라우드(가상 서버), 메타버스(3차원 가상 세계), 디지털트윈(가상 공간에 실물과 똑같이 물체를 만들어 시험하는 것) 같은 첨단 기술을 접목해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AI가 설계 도면에서 지정된 부품의 강도나 소재, 제조 방식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최적화된 설계를 추천해주는 식이다. 아나그노스트 CEO는 “건축가와 엔지니어는 AI가 추천한 다양한 설계 옵션을 살펴보고 가장 나은 결과물을 선택한다”며 “아직 AI가 사람을 대체할 순 없지만, 미래는 점차 자동화의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설계 분야에서 메타버스와 디지털트윈의 활용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메타버스는 가상의 협업을 가능하게 해주고, 디지털트윈은 실제 제품과 공간, 공장과 같은 물리적 자산을 디지털상에 구성해 실제 제조와 설계 과정에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오토데스크는 클라우드를 통한 끊김 없는 데이터 공유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달 27~29일 오토데스크가 미 뉴올리언스에 연례 행사인 ‘오토데스크 유니버시티 2022′를 열고 오토데스크 포마, 플로우, 퓨전의 세 가지 산업용 클라우드를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나그노스트 CEO는 “클라우드를 활용하면 과거 데스크톱에서는 처리하지 못했던 머신러닝(기계 학습), 자동화를 비롯해 상당한 컴퓨팅 파워를 활용할 수 있다”며 “데이터가 자유롭게 흐르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첨단 기술로 엔지니어, 건축가, 설계사와 제조 기업들의 의사 결정 과정을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