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기준 세계 1위 반도체 장비 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가 12일(현지시각) 미국의 중국 수출 규제로 인해 올 4분기 매출이 예상보다 약 4억달러(5700억원)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작년 연간 매출액이 230억6000만달러(32조9000억원)에 달하는 세계 1위 반도체 장비 업체다. 당초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올 4분기 매출을 62억5000만~70억5000만달러로 예상했다. 하지만 미국의 중국 반도체 규제로 타격을 입어, 4분기 예상 매출액이 61억5000만~66억5000만달러에 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최대 4억달러가 감소하는 것이다.
지난 7일 미 상무부는 18나노(10억분의 1m) 이하 D램과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및 고급 시스템 반도체를 취급하는 중국 내 반도체 공장에 미국 기업이 반도체 관련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려면 상무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사실상 장비 판매를 금지한 것이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중국으로의 수출 허가 및 승인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반도체 업계에선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내년 1분기 매출도 올 4분기와 비슷한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중국 반도체 규제에 따라 글로벌 반도체 장비 업체들은 사업 전략을 다시 세우고 있다. 지난 11일 미국의 반도체 장비업체 KLA는 중국에 있는 고객사들에게 ‘납품 중단’을 통보했다. 초미세공정을 위한 EUV(극자외선) 장비를 만드는 네덜란드의 ASML도 미국 직원들에게 중국으로의 장비와 서비스 수출을 금지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미국의 규제와 반도체 기업들의 이러한 움직임으로 인해 YMTC(양쯔메모리), CXMT(창신메모리), SMIC(반도체제조인터내셔널) 등 중국 반도체 기업들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