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의 골프 열풍이 시들해진 탓일까? 최근 골프채와 골프 의류 매물이 대거 중고 거래 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업계에선 “최근 2년 새 입문한 MZ세대가 경기 침체와 주식, 가상 화폐 폭락으로 자산 가치가 줄면서 비용 부담 때문에 골프를 접거나 저렴한 중고 거래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중고 거래 앱 번개장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골프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9% 성장했다. 연령별로는 10대(359%), 60대(181%), 40대(152%), 50대(119%), 20대(117%), 30대(82%) 순으로 거래액 신장률이 높았다. 이미 골프를 즐기면서 중고 거래를 활발하게 해왔던 세대보다 골프를 많이 치지 않는 10대의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번개장터 관계자는 “골프가 점차 대중화하면서 만 19세인 대학생을 비롯해 젊은 10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일상복으로도 활용 가능한 골프 의류 중고 거래가 활발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골프 의류뿐 아니라 골프채 매물도 증가했다. 번개장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골프채 매물 거래액은 전년보다 171% 늘었다. 골프 업계에선 최근 경기 불황을 겪으면서 비용 부담이 큰 데다, 조기에 실력을 높이기 어려운 골프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든 결과로 해석한다. 실제로 당근마켓·번개장터·중고나라 등 중고 거래 플랫폼에는 “골프 접는다”며 나온 매물이 적지 않다. 또 해외 직구 등으로 저렴하게 구매한 골프채를 써보다가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며 내놓은 매물도 많다.
젊은 층의 골프 검색 유입량과 예약 건수는 조금씩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2030세대의 골프 관련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55%가량 줄었다. 취미·강습 플랫폼 관계자는 “그린피가 30만원에 육박하고 캐디피도 15만원까지 오르면서 MZ세대 관심이 고비용 골프에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테니스로 옮겨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