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오창펑 바이낸스 CEO. /로이터 연합뉴스

그동안 흔들리는 가상화폐 시장의 ‘구원자’로 행세했던 FTX가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FTX 대신 바이낸스가 업계 살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는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에 출연해 “10억달러(1조3300억원) 규모의 산업 회복 기금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그는 “10억달러는 첫 계획이고, 앞으로 필요한 경우 그 규모를 20억달러로 늘릴 수 있다”고 했다. 바이낸스는 기금 조성을 위해 가상화폐 벤처캐피털인 점프크립토, 폴리건 벤처스, 애니모카 브랜드 등에서 5000만달러의 약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FTX 대신 바이낸스가 가상화폐 업계의 ‘구원자’로 나서는 것이다. FTX의 샘 뱅크먼프리드는 파산 신청을 하기 전까지 가상화폐 가격 폭락으로 인해 경영난을 겪거나 파산한 업체에게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고, 인수를 추진하는 등 ‘구원자’ 역할을 했다. 이를 통해 FTX의 업계 명성이 더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FTX의 파산 신청 이후 가상화폐 업계의 도미노 피해가 우려되자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CEO는 그 역할을 대신하기로 나섰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FTX 사태의 초고속 몰락에 불을 지핀 바이낸스가 업계 최고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본다.

자오창펑 CEO는 지난 14일 가상화폐 위기 확산에 대해 “일부 연쇄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돕고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악영향을 줄이기 위해 기금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이번에 자오창펑은 “이 기금은 투자 펀드가 아니다”라며 “자신이 잘못해서가 아니라, 중대한 단기적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한 기업과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