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각) 미 샌타클라라에 있는 SVB 본사에서 인출하려는 고객들이 SVB 건물에 들어가고 있다. /UPI 연합뉴스

미 정부가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 예금 전액을 보장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SVB 자체를 매각하려는 움직임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3일(현지시각)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지난 주말 열린 경매에서 SVB 인수자를 찾는 데 실패했고, 조만간 2차 경매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FDIC가 이날 미 상원 공화당 의원들에게 한 설명에 따르면, 지난 주말 진행된 SVB 매각 경매에서 미 대형은행 중 입찰에 나선 곳은 없었다. 대형은행 중 1곳이 관심을 보였으나 FDIC 측이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PNC 파이낸셜 그룹이 SVB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FDIC와 논의를 진행했지만 결국 입찰 의사를 철회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IT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FDIC가 SVB를 대형 은행보다는 중소형 지방 은행에 매각하는 것을 희망한다”고 보도했다. 아직 2차 경매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FDIC 측은 SVB 자산을 분리해 매각하는 것보다 일단 2차 매각 경매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스타트업 전문 은행으로 알려진 SVB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이나 벤처캐피털이 주고객이라 상대적으로 양질의 고객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SVB가 보유한 증권 등 자산도 제값을 받고 팔수 있다면 SVB를 인수하는 것이 나쁜 선택은 아니라는 것이 테크 업계 반응이다. 앞서 실리콘밸리 대형 VC인 세쿼이어를 비롯한 300여개 VC는 성명을 내고, “SVB가 정상적으로 인수된다면 앞으로도 SVB와의 거래를 지속할 계획”이라며 SVB의 매각을 응원했다.

한편 HSBC는 1파운드(1580원에) 영국의 SVB 법인을 매입했다. 노엘 퀸 HSBC CEO는 13일 “SVB 영국 법인 고객은 HSBC 보호 아래 평소처럼 안전하게 은행 업무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SVB 영국 법인 예금액은 약 67억파운드(10조5700억원), 대출액은 약 55억파운드(8조6700억원)다. HSBC는 SVB 영국 법인 회생을 위해 3조2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