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주도하는 폴더블폰 시장에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이미 뛰어든 데 이어 미국 구글이 가세한다. 미국 IT 전문 매체 더버지는 14일(현지 시각) “구글이 오는 6월 자사 첫 폴더블폰인 ‘픽셀 폴드’를 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애플도 최근 미국에서 화면이 접히는 폴더블폰 관련 기술 특허를 받은 사실이 알려진 상태다. 스마트폰업계에선 이번 특허 취득을 계기로 애플도 폴더블폰 개발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지난해 플더블폰은 7개의 스마트폰 업체에서 총 19종이 출시됐지만 올해는 10개 업체에서 최소 37종 이상이 나올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 불황 속에서도 폴더블폰은 성장하고 있다”며 “그런 만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구글, 6월 출시... 애플도 가세할 듯

구글은 오는 5월 열리는 개발자 대회에서 픽셀폴드를 먼저 공개한 뒤 6월 둘째 주 이를 출시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한다. 픽셀폴드는 책을 좌우로 펼치는 것과 같은 인폴딩 방식으로, 화면을 좌우로 다 펼치면 내부 디스플레이 크기가 7.69인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뇌 격인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에는 구글이 자체 개발한 텐서G2 칩이 탑재될 전망이다. 메모리 256GB(기가바이트) 모델만 우선 내놓고, 색상은 짙은 회색과 흰색 두 종류를 선보일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선 구글이 픽셀폴드를 앞세워 먼저 북미 시장과 유럽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도 새 플더블폰을 시장에 속속 내놓고 있다. 중국 오포는 화면을 위아래 접는 기존 플립형 폴더블폰 중에서 가장 큰 외부 화면(3.26인치)을 장착한 ‘파인드N2플립’을 지난달 출시했다. 파인드N2플립은 3200만 화소 전면 카메라와 5000만 화소의 후면 메인 카메라, 800만 화소의 초광각 카메라도 탑재했다. 또 다른 중국업체 아너는 지난달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2023′에서 새 폴더블폰 ‘매직 Vs’를 유럽과 남미에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퀄컴의 최신 칩을 장착한 매직 Vs는 대형 OLED를 적용해 내부 화면을 좌우로 모두 펼치면 크기가 7.9인치에 달한다. 중국 샤오미도 오는 8월쯤 새 폴더블폰 ‘믹스폴드3′를, 화웨이는 ‘메이트Xs2′ 후속작인 ‘메이트X3′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폴더블폰 레이저를 내놓은 모토로라(중국 레노보의 스마트폰 브랜드)는 화면이 돌돌 말리는 롤러블폰을 준비 중이다. MWC2023에서 시제품도 공개했다. 스마트폰 하단을 감싼 채 말려있는 화면이 상단으로 밀고 올라가면서 화면 전체 크기가 5인치에서 6.5인치로 늘어날 수 있다. 화면이 늘어나는 데 걸리는 시간이 3초에 불과하다.

중국과 미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에 맞서 삼성전자도 오는 하반기 새 폴더블폰 라인업인 갤럭시Z플립5와 폴드5를 잇따라 내놓을 예정이다. 갤럭시Z플립5는 외부 화면을 3.3~3.5인치(전작은 1.9인치)로 키워 사용성을 강화하고, 갤럭시Z폴드5는 두께를 최소화하면서 들뜨는 부분이 없도록 힌지(경첩 역할 부품)를 개선할 것으로 전해졌다.

◇폴더블폰 시장, 1년 새 52% 증가

폴더블폰은 삼성전자가 ‘갤럭시Z’ 시리즈를 처음 글로벌 시장에 내놓으며 개척한 시장으로, 지금도 삼성전자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전 세계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76.9%로 2위인 중국 화웨이(12.9%)와 압도적 격차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업체들이 폴더블폰 개발에 뛰어드는 것은 성장성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은 지난해 1490만대보다 52% 증가한 2270만대로 추정된다. 폴더블폰 출하량은 지난 2020년 350만대에서 2021년 910만대를 거쳐 지난해 1490만대로까지 늘어났다. 전체 스마트폰에서 폴더블폰이 차지하는 비율은 아직 1%대에 불과하지만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반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올해 전년 대비 1.1% 감소할 전망이다. 시장조사 업체 IDC는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당초 전년 대비 2.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불황의 여파로 역성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