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로고./로이터 연합뉴스

미·중 갈등으로 인한 반도체 산업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활용하려는 것은 일본만이 아니다. 미국 인텔은 미국과 유럽을 거점으로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분야의 강자가 되겠다는 포부이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는 지난 2021년 취임 직후 2018년 철수한 파운드리 산업 재진출을 선언했다. 핵심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적은 미국과 유럽을 거점으로 삼는 것이다. 미국에는 애리조나와 오하이오에 라인을 건설하고 있고, 2031년까지 유럽에 800억유로(약 110조원)를 투자하는 계획도 진행되고 있다.

18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인텔은 250억달러를 들여 이스라엘 남부 키르얏 갓에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했다. 지난 16일에도 46억달러(약 6조원)를 들여 폴란드 브로츠와프 지역에 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트 같은 후공정 라인을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독일 마그데부르크(170억유로), 아일랜드 레이슬립(120억유로)에도 첨단 반도체 공장을 건설한다.

인텔은 2030년 삼성전자를 제치고 TSMC에 이어 파운드리 2위로 도약하겠다는 목표이다. 이를 위해 일본 소프트뱅크 산하의 반도체 설계 회사 ARM과 손을 잡았다. 두 기업은 지난 4월 “모바일 기기용 SoC(시스템 반도체)를 시작으로 자동차, 사물인터넷(IoT), 데이터센터, 항공·우주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협업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은 PC용 칩 시장, ARM은 스마트폰용 칩 시장의 선두 기업이다. 인텔은 ARM과 함께 2024년부터 1.8나노미터 공정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