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 시각) 오전 10시30분, 미국 뉴멕시코주 스페이스포트 우주센터에서 3개의 비행기를 엮어놓은 것 처럼 생긴 흰색 우주비행선이 하늘을 향해 치솟았다. 영국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이끄는 우주관광기업 버진 갤럭틱이 개발한 우주비행선이 사상 처음으로 유료 고객을 태우고 우주로 향한 것이다. 이번 비행은 지난 2021년 7월 브랜슨 회장이 직접 우주선을 타고 시험 비행을 성공한 뒤 2년만에 이뤄졌다.
미국 CNN 등 외신은 이날 버진 갤럭틱의 비행 성공으로 유료 민간 우주 관광의 시대가 본격 개막했다고 전했다. 이날 진행된 우주 여행 임무인 ‘갤럭틱 01′에는 이탈리아 공군 장교 2명과 이탈리아 국립연구위원회 소속 항공우주 엔지니어 1명이 유료 탑승객으로 합류했다. 이 외에 버진 갤럭틱 소속의 비행 교관과 조종사 2명까지 총 6명이 탑승했다.
이번 비행은 모(母)선인 ‘VMS이브’가 탑승객들을 태운 우주비행선 ‘VSS유니티’를 매달고 지상 13.68km 지점까지 날아올랐다. 이후 모선에서 분리된 유니티는 자체 엔진을 사용해 초음속으로 수직 상승해 우주로 향했다. 버진 갤럭틱은 유니티가 지상 85.1km의 고도에서 비행을 마쳤으며, 비행 정점에서 탑승객들은 몇 분 동안 무중력 상태를 경험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탑승객들은 비행과 무중력 상태에서의 생체 데이터와 생리적 반응을 수집했으며, 이후 비행선은 지구로 돌아가기 위해 하강하기 시작했다.
몇 분 동안의 무중력 상태를 경험하기 위한 가격은 45만 달러(약 6억원)에 달한다. 이번 비행 성공으로 버진 갤럭틱은 8월에 두번째 유료 여행을 계획하고 있고, 이후 월 단위로 우주 관광 프로그램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버진 갤럭틱은 이미 800명의 예약 고객을 모집한 상태다. 이들 고객들은 우주 광광에 앞서 위험과 우주 관광사업에 정부의 규제가 미비하다는 점을 알고 있다는 동의서에 서명을 해야한다.
버진 갤럭틱은 2022년 기준 매출 230만 달러를 올렸지만, 동시에 5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기록한 회사였다. 본격 우주 관광이 시작되면서 회사가 오랜 투자 끝에 수익을 내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민간 우주 여행이 현실화되면서 버진 갤럭틱과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의 ‘블루 오리진’, 그리고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 X’의 3파전도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블루오리진은 지난 2021년 베이조스외 3명을 태워 우주비행을 마쳤고, 올해부터 다시 우주 비행을 재개할것이라고 밝혔었다.
스페이스X 역시 2021년 9월 3일 간의 우주 여행을 성공시켰었다. 또 민간 우주 비행사들과 정부가 후원하는 사람들을 국제 우주 정거장으로 보내기도 했다. 로이터는 “앞으로는 이들 기업이 탑승객을 얼마나 높이 보내는지에 대한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며 “베이조스의 블루 오리진은 (버진 갤럭틱이 도달한 85km보다 높은)100km까지 보내는게 목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