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 X(옛 트위터) 본사 옥상에 설치됐던 거대한 ‘X’ 표지판이 철거됐다. 이 표지판은 앞서 지난달 28일(현지 시각) 트위터가 사명을 X로 바꾸면서 새롭게 설치됐지만, 불과 3일 만에 사라지게 된 것이다.

31일 블룸버그통신은 “시 당국에 건설 허가를 받지 않았던 X 표지판을 철거하는 공사가 이날 오전부터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X는 철거 원인을 밝히지 않았지만, 무허가 조형물로 시의 조사를 앞두고 있는 데다 심각한 빛 공해에 시달린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치며 철수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풀이가 나온다.

지난달 3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X(옛 트위터) 사옥 옥상에서 인부들이 대형 X자 표지판 해체 작업을 하고 있다. 시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은 조형물인 데다, 빛 공해 민원까지 쏟아지자 설치 사흘 만에 자체 철수를 결정한 것이다. /AFP 연합뉴스

런던 브리드 샌프란시스코 시장실은 이날 성명을 내고 “X가 샌프란시스코를 대표하는 회사인 것은 맞지만, 우리 도시에는 다른 훌륭한 회사와 중요한 구성원들이 많다”며 “시의 절차를 준수할 수 있도록 건물 소유주와 소통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X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대규모 고용을 일으키고 시정부의 인센티브를 받는 등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이런 관계는 머스크가 X를 인수한 뒤 바뀌었다. 지난해 12월 시 당국이 회사 회의실을 직원 숙직실로 바꾼 것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자, 머스크는 X에 “샌프란시스코시는 아이들을 펜타닐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는 대신 직원들에게 침대를 제공하는 회사를 공격한다”고 비판했다.

철거 하루 전날 밤의 X 표지판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이날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머스크는 영국의 비영리단체 ‘디지털 증오 대응센터(CCDH)’에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서한을 보냈다. CCDH가 지난 6월 머스크가 X를 인수한 후 혐오 발언이 확산했다는 보고서를 낸 것에 대해 “경쟁사나 외국 정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고 X 광고주를 몰아내는 음모론을 펼쳤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