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 옆 하얏트 호텔. 연회장 밖에 마련된 테이블에는 상담을 하기 위해 몰린 한국 스타트업과 미국 현지 기업 관계자들로 북적거렸다. 이날 열린 ‘K-글로벌@실리콘밸리’에 참석하는 스타트업들이 자신의 사업 아이템을 소개하고, 미국 현지 투자자와 바이어들이 해외 진출 조언을 해주는 자리였다.
‘K-DAY(케이데이)’로 불리는 이 행사는 지난 2012년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과 코리아이노베이션센터(KIC)가 공동 주관해왔다. 이날 행사에는 인공지능(AI) 및 디지털 헬스, 메타버스,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등 4개 기술 분야에서 한국 스타트업과 현지 기업 등 70여곳이 참여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기업으로 성장한 헬스케어 기업 눔(Noom)의 정세주 대표와 배달의 민족·쿠팡 등에 대한 선제적 투자로 유명한 벤처캐피털(VC) 알토스 벤처스의 남호 공동대표가 참석해 성공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정세주 대표는 이날 포럼에서 유니콘 기업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하며, “투자 받을 때 한 푼이라도 아껴 쓰고, 하나의 제품에만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 이상) 기업이 될 때까지 회사를 키울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다만 그는 당장 기업공개(IPO)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상장은 단 한번의 기회고, (글로벌 기술주 침체에 따른)바람이 많이 부는 산을 오를 필요 없다”는 것이다.
남호 공동대표는 “한국 스타트업의 역사는 짧지만 인재가 많다”며 “삼성과 LG창업가의 DNA가 스타트업에도 있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한국의 성장 동력은 스타트업에 있고, 제2, 제3의 삼성과 LG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이날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은 환영사를 통해 “빨리 변화하는 세계 경제 환경에 맞춰 우리의 시야를 더욱 세계로 넓혀야 한다”며 “기업 간 경쟁을 넘어 글로벌 파트너들과 함께 세계 시장을 더 키워야한다”고 했다.
과기부는 지난주 기존 디지털 해외 진출 지원조직인 ‘본투글로벌’ 센터를 ‘글로벌 디지털 이노베이션 네트워크(GDIN)’라는 전담 조직으로 확대 개편했다고도 밝혔다. 이를 통해 미래 유망 분야의 기업들을 발굴하고, 헤외 투자사·파트너사의 수요와 연결 시켜주는 네트워킹 허브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