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 캐피털(VC)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8000억원 규모 대형 벤처 펀드를 결성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이번에 결성한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 2023′ 펀드는 단일 펀드로는 국내 VC 업계 사상 최대 규모”라며 “국민연금공단·산업은행·IBK기업은행 등 약 47개 출자자(LP)에게서 자금을 모아 8000억원에 이르는 펀드를 조성했다”고 19일 밝혔다. 벤처 펀드는 기관·기업들이 자금을 모으면 운용사인 VC가 벤처·스타트업에 투자해 수익을 내고, 출자자들에게 수익금을 돌려주는 구조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창업 3년 이상·기업가치 500억원 이상인 스타트업에 펀드 결성 금액의 60%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주로 딥테크(기술 중심 스타트업)·바이오·헬스케어·콘텐츠 분야에 투자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펀드 총액의 10~20%는 미국·동남아를 중심으로 해외 스타트업에도 투자할 방침이다.

2020년에도 5500억원 규모의 대형 펀드를 결성했던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이번 펀드 결성으로 총 운용 자금(AUM) 2조원을 돌파하게 됐다. 1988년 설립된 이 회사는 현재까지 400여 벤처·스타트업에 투자했고, 투자한 기업으로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를 비롯해 원티드랩·에코마케팅·리디·고바이오랩 등이 있다.

VC 업계 관계자는 “벤처 투자 시장이 얼어붙었지만, 유망 스타트업에는 집중 투자한다는 시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큰 금액의 펀드가 운영되는 만큼 자금난에 있는 스타트업들의 투자 유치에 도움이 될 수 있고, 한국 VC 시장이 한 단계 성숙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