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민간 우주 개발 업체 스페이스X에 심각한 안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효율 최우선주의’를 표방하는 머스크의 경영 방식이 직원들을 위험한 작업 환경으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은 “스페이스X는 근로자 안전 규정과 표준 관행을 무시했고 근로자들이 막대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며 “2014년 이후 최소 600건 이상의 부상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4년 스페이스X 시설에서 발포 단열제를 빠르게 격납고로 운반하기 위해 운송 트럭 위에 고정 끈 대신 앉아있던 신입 사원 로니 르블랑(38)이 추락해 사망한 이후에도 크고 작은 부상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르블랑 사망 후 지금까지 100명 이상의 근로자가 상처나 열상을 입었고, 29명은 골절이나 탈골됐다. 17명은 손 또는 손가락이 으스러졌고, 두개골 골절·뇌진탕·뇌 손상 등 머리 부상을 입은 사람도 9명에 달한다. 감전·절단·화상 같은 사고도 잇따랐다. 실제로 지난해 1월 로켓 엔진의 압력 테스트 중 부품이 날아가 한 직원의 머리에 맞아 혼수상태가 되는 심각한 사고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이스X의 전·현직 직원들은 로이터에 이 같은 안전 문제는 인류의 ‘화성 이주’를 꿈꾸는 머스크 공격적인 우주 탐사 프로젝트 마감 기일을 맞추기 위해 일어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머스크의 마음에 들기 위해 작업장 분위기는 매우 경쟁적인 데다, 기한에 쫓겨 직원들이 일상적으로 안전 절차를 건너뛰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머스크는 사업장 안에서 화염 방사기를 갖고 놀거나, 밝은 색상이 싫다는 이유로 형광 노란색의 안전모나 조끼를 입지 말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스페이스X는 10일 X(옛 트위터)에서 “스타십의 최종 규제 승인을 기다리고 있으며, 이르면 17일 발사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스타십은 스페이스X가 달과 화성에 사람과 화물을 보낸다는 목표로 개발한 역대 최대 규모의 우주 로켓으로, 지난 4월 첫 발사 시도에 실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