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1990년대 중국 자본시장이 개방될 때처럼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 자본이 중동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오종찬 기자

지난달 말 중동으로 떠나기 직전 만난 ‘H2O호스피탈리티’ 이웅희<사진>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가 2015년 설립한 스타트업 H2O호스피탈리티(이하 H2O)는 호텔 같은 숙박·레저 시설의 디지털 전환과 위탁 운영을 도맡는 서비스용 소프트웨어(SaaS) 전문 기업이다. 별도 앱 설치 없이도 많이 쓰는 메신저 앱을 통해 숙소를 예약하고, 모바일 체크인·아웃과 스마트폰을 이용한 룸 서비스, 방 청소 요청 기능 등을 지원한다.

미국 코넬대학교에서 호텔경영학과를 전공한 이 대표는 “디지털 측면에서 낙후된 호텔 산업에서 승부를 보겠다”며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 H2O는 일본·베트남·태국·싱가포르 등 전 세계 7국 34도시의 총 19만개 객실을 관리하고 있다. 국내에선 롯데호텔이나 파르나스호텔 같은 5성급 호텔들이 고객이다.

최근 이 대표는 중동을 다음 승부처로 삼았다. 그는 “이미 아랍에미리트 수도 아부다비에 있는 900실 규모 5성급 호텔을 맡아 운영 중이고, 다른 곳과도 협력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중동 시장이 개방되면서 숙박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본다. 이 대표는 “중동 시장이 해외 자본을 받아들이고 정부 차원에서 관광 산업에 집중하는 만큼 고급 호텔 수요 역시 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사우디 정부는 총면적 2만8000㎢ 대규모 관광단지를 조성하며 고급 호텔 50곳을 지을 예정이다.

H2O는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에 일본, 싱가포르에 이은 세 번째 지사를 설립했고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에도 지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앞으로 3년간 중동 지사에 머물며 사업 안착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