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위주였던 글로벌 소셜미디어(SNS) 시장은 1분 안팎의 짧은 영상을 일컫는 ‘숏폼’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과거 지인이나 불특정 다수와 소통하는 도구였던 소셜미디어가 정치화하고 가짜 뉴스의 온상으로 변질되자, 10~20대를 중심으로 직관적이고 단순한 영상 위주의 서비스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난 것이다.
숏폼 개념을 퍼뜨린 것은 중국 바이트댄스의 플랫폼 ‘틱톡’이다. 2016년 9월 출시된 틱톡은 빠르게 재생되는 음악, 짧은 영상과 춤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급성장했다. 시장조사 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올 2분기 틱톡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을 제치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앱 1위를 기록했다. 이에 2020~2021년 유튜브와 인스타그램도 틱톡과의 경쟁을 위해 숏폼 서비스인 ‘숏츠’와 ‘릴스’를 각각 내놨다.
하지만 이 같은 숏폼 플랫폼은 가짜 뉴스나 허위 정보에 더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짧은 콘텐츠인 만큼 이용자들이 인공지능(AI)으로 만든 가짜 사진이나 목소리에 속기 쉬울뿐더러, 공유와 확산 자체가 기존 소셜미디어보다 더 빠르다. 특히 정교하게 만든 조작 영상은 검색 등을 통한 진위 검증 자체가 쉽지 않다. 올해 화제가 됐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거짓 음성, 프랑스 축구 선수 킬리안 음바페의 거짓 인터뷰 영상 등은 각각 틱톡과 숏츠를 통해 퍼져나가, 수천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미국의 가짜 뉴스 모니터링 단체 ‘뉴스가드’에 따르면, 지난 9월에만 틱톡에서 딥페이크(가짜 영상)를 생성하는 계정 17개가 3억3600만회의 조회수와 약 1450만개의 ‘좋아요’를 얻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숏폼을 통해 뉴스를 접하는 젊은 층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미 여론조사 업체 퓨리서치에 따르면 틱톡을 통해 정기적으로 뉴스를 접한다고 응답한 미국 성인은 14%, 30세 미만으로 범위를 좁히면 32%에 달한다. 뉴스가드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된 가짜 뉴스도 틱톡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이들은 폭력 조직을 찬양하는 콘텐츠에 대한 규제 정책을 갖고 있지만, 유통은 막지 못하는 상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