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 로고./로이터 연합뉴스

‘포토샵’으로 유명한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어도비가 디자인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피그마와의 합병 계획을 철회했다. 경쟁당국의 ‘반독점 우려’가 결국 20조원대의 대형 인수합병을 가로막은 것이다.

18일(현지 시각) 어도비는 지난해 9월 피그마와 체결했던 합병 계약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인수 결정을 공식 발표한지 15개월만이다. 어도비는 당시 피그마를 200억 달러(약 26조 600억원)에 인수한다는 계획이었는데, 계획이 틀어지면서 어도비는 피그마에게 10억달러(1조 3000억원) 규모의 해지 수수료를 지급하게 됐다.

앞서 유럽연합(EU)과 영국 경쟁당국은 두 회사의 합병이 업계의 경쟁을 저해한다는 잠정 조사 결과를 내놨다.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양사는 경쟁당국이 내놓은 조사 결과에 반대한다”면서도 “독자적인 길을 가는게 최선이라 판단했다”고 했다. 딜런 필드 피그마 CEO 역시 “우리가 기대했던 결과는 아니지만, 더 이상 승인을 받을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앞서 지난해 9월 어도비가 피그마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한 후, 영국 당국은 영국에서 어도비 제품의 대항마인 피그마가 한 회사로 합쳐지면서 영국의 디자인 소프트웨어 분야의 혁신을 저해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었다. 당국은 어도비에게 거래 성사를 위해 과감한 대안을 주문했지만, 어도비 측은 “당국이 제안한 구제책이 불균형 적”이라며 거부했다.

한편 일각에선 규제 당국의 반독점 조사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것을 과도하게 막을 경우 스타트업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축소시키는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