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일자리를 빼앗을 거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아직은 AI가 인간의 직업을 대체할 수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상당수 일자리에서는 AI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는 비용이 근로자의 임금보다 더 많이 들기 때문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컴퓨터과학 인공지능 연구소(CSAIL) 연구팀은 22일(현지 시각) ‘AI 노출을 넘어서(Beyond AI Exposure)’란 제목의 45페이지 분량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교사, 부동산 감정사 등 약 800개 직업에서 AI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할 수 있는지 심층 조사했다.
그 결과 AI 같은 시스템을 도입해 얻는 비용 효율은 인간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임금의 23%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로서는 AI 시스템을 설치·운영하는 비용이 사람의 임금보다 더 많이 들기 때문이다. 논문의 한 사례에 따르면, 빵집에서 제빵사는 품질 관리를 위해 매일 재료를 육안으로 검사하지만 이는 업무의 6%에 불과하다. AI로 재료를 육안으로 검사하면서 얻어지는 효율을 감안할 때 제빵사를 고용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800개 직업에서 1000개의 작업 데이터를 수집한 결과 이 중 3%만이 비용 효율적으로 자동화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데이터 비용이 낮아지고 정확도가 높아지면 2030년에는 비율이 40%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논문의 공동 저자 닐 톰슨은 “현재 상태로는 많은 경우에서 일을 하는 데 기계가 아닌 인력을 쓰는 것이 비용 측면에서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방법”이라며 “앞으로 AI가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지만 지금 당장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