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 스타트업 리벨리온이 165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이번 투자 유치로 기업가치 6억5800만 달러(약 8800억원)를 인정받으며 리벨리온은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 등극을 목전에 두게 됐다.

리벨리온은 30일 1650억원 규모의 시리즈 B(스타트업 투자 단계 중 사업 본격 확장 단계) 투자 라운드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리벨리온은 “창업 3년 반 만에 누적 총 28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모았다”며 “국내 반도체 스타트업 가운데 가장 많은 투자금”이라고 했다.

리벨리온의 아톰 칩이 적용된 kt cloud의 NPU 인프라 서비스. /KT 제공

국내 벤처 업계에서 시리즈B 라운드에서 1650억원을 조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벤처 투자 정보 업체 더브이씨에 따르면 지난해 시리즈B 라운드 평균 투자 금액은 129억원이었다. 리벨리온은 AI반도체 ‘아톰’을 KT에 공급하는 등 이미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시장의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것도 투자 규모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현재 AI 반도체 시장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90% 이상 독점하고 있는데, 개당 3000만원이 넘는 비싼 가격에도 주문 1년이 넘어서야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AI 확산 속도를 AI 반도체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리벨리온 외에도 국내 AI 반도체 개발 스타트업인 퓨리오사AI와 사피온 등이 지난해 수백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리벨리온은 “이번 투자를 기반으로 전 직군에 걸쳐 공격적인 인재 채용에 나서는 한편 글로벌 인재 확보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며 “삼성전자와 공동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AI 반도체 ‘리벨’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