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티빙’ 구독자는 3월부터 프로그램 시청 때 광고를 보면 월 구독료를 4000원 이상 덜 내도 된다. 티빙은 토종 OTT 중에선 처음으로 다음 달 4일부터 5500원짜리 광고 연동 요금제를 새로 도입한다고 15일 밝혔다.
광고형 요금제는 일반 요금제보다 저렴한 대신 콘텐츠 시청 전이나 시청 중간에 광고를 봐야 하는 상품이다. 공중파 TV나 유튜브 콘텐츠를 공짜로 보는 대신 시청 전과 중간에 광고가 방영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티빙이 출시한 광고형 요금제 ‘광고형 스탠다드’ 월 구독료는 5500원이다. 콘텐츠 화질은 1080p(픽셀)로 제공하고, 기기 동시 접속은 2대까지 가능하다. 기존 요금제 중 가장 싼 베이직(9500원)보다 4000원 저렴하다. 1시간짜리 영상을 즐긴다면 대략 4분 내외의 광고를 봐야 한다. 영상 시작 전과 영상 재생 중 15초나 30초짜리 광고가 10편 안팎으로 붙는 셈이다.
티빙은 저렴한 광고형 요금제 출시로 유료 구독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티빙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656만명으로 넷플릭스(1282만명), 쿠팡플레이(779만명)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로 따지면 지난달 평균 157만명으로 넷플릭스(307만명)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
국내에선 넷플릭스가 지난 2022년 11월 5500원짜리 광고형 요금제를 내놓은 바 있다. 한국·미국·캐나다·일본 등 12국에 동시 출시했는데 티빙과 비슷하게 1시간 영상 기준 광고를 4~5분 정도 봐야 한다. 넷플릭스는 광고형 요금제를 내놓고, 계정 공유를 제한한 효과까지 더해져 작년 4분기에만 전 세계 구독자를 약 1310만명 늘렸다. 지난달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광고형 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국내외 OTT 모두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광고형 요금제를 속속 도입하는 추세다.
OTT를 통한 광고 시장도 커질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는 최근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올해만 20억달러(약 2조7000억원)의 추가 광고 매출을 거둘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광고 업계 관계자는 “TV 수신기로 OTT를 보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화질이나 대화면 효과로 광고 몰입도가 높은 편”이라며 “화장품·자동차 등 비주얼에 신경을 쓰는 광고주 사이에서 OTT 광고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