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로이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유한 우주개발 업체 스페이스X가 미국 정보·군사 당국과 점점 밀착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수조원대 기밀 계약을 하고, 정보 당국의 각종 임무를 대신해 준다는 것이다.

WSJ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지난 2021년 미 정부의 기밀 업무 수행을 위한 18억달러(약 2조4000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문건에는 계약한 정부 기관이 적시되지 않았지만, 스페이스X는 이 수입이 ‘향후 수년간 회사 수입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썼다. WSJ는 “계약 규모와 기밀성을 봤을 때, 우주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스페이스X와 국가 안보 기관 간 상호 의존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스페이스X의 계약 업무 중에는 국가 안보와 직결된 군사위성 발사 대행은 물론, 군사위성 폭파 작업까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스페이스X는 1992년까지 부서의 존재부터가 기밀이었던 정보 부서 ‘국가인식국(National Reconnaissance Office)’의 위성 발사 계약도 수주했다.

스페이스X는 정부 고객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실드’ 사업부도 운영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스타실드 사업부 구인 공고를 내며 ‘1급 기밀 취급 인가자이며 국방부 및 정보기관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사람’을 뽑는다고 밝혔다. 이 사업부는 지난해 8월 국방부 파트너 10여 곳에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7000만 달러 규모 계약을 따냈다. 그윈 쇼트웰 스페이스X 사장은 지난해 회사에 은밀한 구석이 많다는 점을 인정하며 “(많은 것을 얘기할 수는 없지만)스페이스X와 정보기관 간에 매우 좋은 협력이 이뤄지고 있는 점은 밝힐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