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지하에 뚫은 베이거스 루프. /로이터 연합뉴스

지하 차도를 건설해 초고속 열차 하이퍼루프를 달리게 하겠다는 일론 머스크의 꿈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지하 터널 공사를 하고 있는 ‘보링 컴퍼니’가 공사 중 각종 안전 문제로 네바다주 정부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은 머스크의 보링 컴퍼니가 유독성 물질 관리 미비, 기계 결함 뿐 아니라 작업자들의 장시간 근무, 개인 보호 장비 미비 등의 문제로 미국 네바다주 직업안전보건청(OSHA)의 조사에서 벌금을 부과 받았다고 보도했다.

보링 컴퍼니 터널 작업자들은 화상을 일으킬 수 있는 유독성 화학 물질이 뒤섞인 깊은 웅덩이를 걸어가야 했다고 증언했다. /네바다 산업안전보건국

블룸버그가 주 정부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한 기록에 따르면 공사 현장에는 사람의 피부에 화상을 입힐 수 있는 유독성 슬러지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업자들은 유독성 슬러지가 가득한 웅덩이를 지나야 하며 이에 따라 “화상이 거의 일상화되었다”고 증언했다. 구체적으로 10~15명이 화학적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각종 안전 문제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작업자들은 2톤짜리 콘크리트 블록으로 만든 구조물이 무너져 직원이 깔릴 뻔할 일도 벌어졌다고 증언했다. 근로자들은 점심시간을 포함해 12시간씩 터널 안에서 근무해야 하며, 화장실을 이용할 때는 허가를 받아야할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네바다주 OSHA는 작년 가을 보링 컴퍼니에 총 11만2504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앞서 머스크는 교통 체증을 해결하겠다며 2016년 터널 굴착 회사인 보링 컴퍼니를 만들고 대규모 지하 터널 건설을 시작했다. 그는 지하 터널을 통해 자기부상열차를 띄우면 뉴욕과 워싱턴DC, 샌프란시스코와 LA 사이를 약 30분만에 통근할 수 있는 시대가 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