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인공지능(AI)에 대한 규제 법안을 통과시켰다. 무분별한 AI의 활용을 제한하는 법이 EU에서 시작되면서 AI 규제안을 준비하는 세계 각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EU 의회가 13일(현지 시각) ‘AI법’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티에리 브레통 EU 내부 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성명을 통해 “유럽은 신뢰할 수 있는 AI 분야에서 글로벌 표준을 제시하는 국가가 됐다”고 밝혔다. 아직 27개 EU 회원국들이 각각 의회 비준을 거치는 등 최종 절차가 남아있지만 이미 법에 동의한 만큼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EU에서 통과된 AI법은 특정 AI 사용을 금지하고, AI 기술에 대한 새로운 투명성 규칙을 도입하며, 고위험으로 판단되는 AI 시스템에 대해 데이터 공개와 위험 평가를 요구할 수 있는 등 AI가 개인 사생활이나 데이터보안을 침해하지 못하도록 제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AI가 생성한 이미지나 영상 등을 구별할 수 있도록 라벨(꼬리표)도 부착해야 한다. AI법을 어기면 위반 유형에 따라 매출액의 1.5%에서 3500만 유로(500억 원), 또는 글로벌 매출의 7%에 해당하는 과징금 등이 부과될 수 있다.
AI법은 내년 초 발효돼 점진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학교와 직장에서 감정 인식 AI의 사용을 금지하고 얼굴 인식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하기 위해 이미지를 무단으로 수집하는 것을 막는 등의 일부 조항은 올해 말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