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음식배달 서비스 ‘쿠팡이츠’가 지난 26일부터 무료 배달을 선언하자, 배달 플랫폼 업계 1인자인 ‘배달의민족(배민)’이 1일 무료 배달 정책을 발표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배달업계에서 본격적인 ‘치킨게임(양보 없는 극한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배민 운영기업인 우아한형제들은 1일부터 수도권 지역 중심으로 ‘알뜰배달’을 무료 제공한다고 이날 밝혔다. 작년 4월 도입된 알뜰배달은 배달 동선이 겹치는 여러 장소를 묶어 한 배달기사가 여러 곳을 동시에 배달하는 방식으로 배달 시간을 늘린 대신 소비자 배달비 부담을 줄인 서비스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민 앱 내 배너를 통해 배달팁 무료 쿠폰을 무제한 발급받을 수 있다”고 했다.
배민의 알뜰배달 무료는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달 건당 평균 2000원대의 배달비용을 배민이 감수하겠다는 내용이다. 배달앱 시장 점유율만 60%에 달하는 배민이 굳이 출혈 경쟁에 나선 배경에는 그만큼 강력한 경쟁기업 공세가 있다. ‘로켓배송’이라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을 장악한 쿠팡이 최근 유료 멤버십 회원들에게 배달비 무제한 무료 정책을 시행하자, 맞불 대응을 한 것이다.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2월 배달 앱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배민 2193만 명, 요기요 603만 명, 쿠팡이츠 574만 명을 기록했다. 쿠팡이츠는 무료 배달 서비스로 요기요를 제친다는 구상이다.
배민은 더 나아가 기존에 제공한 한집배달·알뜰배달 10% 할인 혜택도 계속 유지하겠다고 했다. 주문 금액이 큰 배달의 경우 소비자 입장에서 10% 할인이 더 이득인만큼 무료 배달과 10% 할인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도록 선택지를 넓혀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는 쿠팡이츠의 무료 배달 정책을 의식해 내놓은 전략으로 보인다. 쿠팡이츠는 무료 배달 도입 대신 매 주문 5~10%씩 할인해주던 기존 혜택을 없애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은 5월 31일까지만 할인과 무료 배달을 선택할 수 있게 하고, 그 이후엔 ‘무료 배달→음식가격 할인’ 변경은 불가능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이면희 우아한형제들 푸드마케팅실장은 “멤버십, 패스 같은 구독 상품에 가입하지 않아도 배민 고객이라면 누구나 알뜰배달 무료 배달과 10% 할인 혜택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