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신임 경계현 미래사업기획단장(왼쪽)과,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삼성전자가 21일 전영현 미래사업기획단장(부회장)을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루션(DS) 부문장에, 경계현 기존 DS부문장은 미래사업기획단장에 선임하는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전자가 비정기 인사로 주요 사업부의 수장을 교체한 것은 매우 드물다.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비롯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국면에서 새로운 리더십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은 현재 분기점에 서 있다. 지난해 14조원(DS 부문)이 넘는 영업 손실을 기록했으나, 올해 들어 AI발 반도체 붐으로 실적은 급속히 회복되고 있다. 하지만 5세대 HBM(HBM3e)의 엔비디아 납품, 현재 11% 선까지 하락한 파운드리(위탁생산)의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DS부문에 위기감과 경각심을 주고, 쇄신을 꾀하기 위해 단행된 인사”라고 했다.

전영현 부회장은 메모리사업부장을 역임한 반도체 ‘기술통’으로 꼽힌다. 특히 배터리 화재 문제로 위기에 처한 삼성SDI에 투입돼 품질 문제를 해결하고,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이런 위기 극복의 경험이 이번 발탁의 배경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로 삼성전자가 반도체 품질에 사활을 걸겠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며 “상반기 양산을 시작한 5세대 HBM 사업에서 성과를 내는 게 중요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