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주가가 지난 23일 사상 처음으로1000달러를 돌파했다. 전날 공개한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과 주식을 10대1로 액면분할한다는 소식에 투자자가 몰린 결과다.
지난 23일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9.32% 급등한 1037.9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엔비디아의 주가가 정규 거래 종가 기준으로 10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4일에도 엔비디아 주가는 2.57% 추가 상승해 1065.69달러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495.2달러였던 주가는 올들어 121.04% 폭등했다. 이에 따라 24일 종가 기준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2조 6180억 달러로, 세계 2위인 애플(2조 9130억 달러)를 바짝 따라잡게됐다.
엔비디아는 지난 22일 회계연도 1분기(2~4월) 매출 260억 4000만 달러를 올렸다고 밝혔다. 이는 반도체 기업 역사상 전인미답의 기록이다. 현재 엔비디아는 AI의 데이터 학습과 추론에 사용되는 AI반도체 시장에서 사실상 적수가 없다. 65%의 영업이익률도 제조업으로선 ‘꿈의 숫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엔비디아는 내달 10일부터 주식을 10분의 1로 분할한다고 밝혔다. 2021년 7월 이후 3년 반 만인 이번 주식 분할은 가장 대폭적인 것이다. 분기 배당금도 0.1달러로 기존 0.04달러에서 150% 높였다.
이 같은 주가 상승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역시 재산 가치 1000억 달러를 눈앞에 두게됐다. 26일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황CEO의 재산 가치는 936억 달러로 전 세계에서 17번째다. 그는 지난 2월 글로벌 20대 부호에 진입한 후 세계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의 상속자 3명(앨리스 월턴, 로브 월턴, 짐 월턴)을 단숨에 제치기도 했다.
현재 세계에서 재산이 1000억 달러 이상인 억만장자는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 등 14명에 불과하다. 황 CEO는 엔비디아 전체 발행 주식의 3.5%로, 2019년에만 해도 지분 가치는 30억 달러에 불과했지만 5년만에 30배 치솟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