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마켓 시장을 양분하는 구글과 애플의 갑질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도 피해갈 수 없었다. 카카오톡 이모티콘 상품 결제에도 30%의 수수료를 부과하면서 이용자들은 카카오 홈페이지에서 수수료 없이 구매하는 것보다 더 비싸게 구매할 수밖에 없게 됐다.
카카오는 지난 2022년 구글의 인앱결제 의무화 정책이 시작되자 ‘이모티콘 플러스’ 가격을 월 4900원에서 월 5700원으로 인상했다. 이모티콘 플러스는 카카오톡에서 약 60만개의 이모티콘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구독제 상품이다. 카카오는 가격을 올리면서 인앱결제 창에 ‘웹에서는 월 3900원의 가격으로 구독하실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웹 결제로 연결되는 링크를 넣었다. 구글의 인앱결제를 이용하지 않으면 더 저렴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안내한 것이다.
구글은 참지 않았다. 자사의 인앱결제 정책을 위반했다며 ‘카카오톡 업데이트 중단’으로 압박했다. 카카오는 자사 포털 사이트 ‘다음’을 통해 카톡 업데이트 파일을 배포하며 구글과 기 싸움을 벌였지만, 결국 두 달 만에 카카오가 결제창 링크를 삭제하며 무릎을 꿇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표 IT 기업 카카오조차 구글에 졌으니, 나머지 기업들이 구글에 문제 제기를 하는 게 불가능에 가까워졌다”고 했다.
인앱결제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 됐다. 이용자가 이모티콘 플러스를 구글 인앱결제로 구매하면 월 5700원, 애플에서는 월 6900원이지만, 카카오 자체 사이트에서는 3900원이면 된다. 하지만 자체 사이트에서 결제하려면 포털에서 사이트에 접속해 로그인하는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무엇보다 자체 사이트에서 더 저렴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용자가 많다. 지난 7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실태 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4명은 이 같은 가격 차이를 모르는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