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분당 신사옥 ‘1784′ 지하 공간은 요즘 공사가 한창이다. 연구개발(R&D) 자회사 네이버랩스가 사용하던 공간 일부를 내년 1분기까지 ‘버튜버’ 촬영을 지원하는 전문 기술 스튜디오 공간 ‘모션 스테이지’로 탈바꿈하는 공사다. 최근에는 개인 방송 송출용 모바일 앱에 버튜버 전환 기능을 추가하기도 했다. 버튜버는 가상을 뜻하는 ‘버추얼’과 유튜버를 합친 말로, ‘모션 캡처(사람의 동작·표정 인식 기술)’로 특정 인물을 실시간 따라 하는 가상 캐릭터다. 실제 모습을 숨기고 싶은 인터넷 방송 진행자나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좋아하는 이용자를 위해 흔히 사용한다.
버튜버가 활약하는 무대와 영역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달 초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5인조 버추얼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의 첫 단독 콘서트는 예매 시작 10분 만에 모든 표가 매진됐다. 무대 밖 공간에서 5명이 실제 춤을 추고 노래하는 것을 실시간으로 가상의 캐릭터가 따라 한다. 대형 화면에 펼쳐진 가상의 아이돌 그룹 공연을 약 4만명이 현장에서 지켜봤다.
지방자치단체도 공무원 버튜버를 선보이고 있다. 서울 강서구청은 작년 2월 전국 최초 공무원 버튜버 ‘새로미’를 선보이며 구정 홍보 활동을 맡겼고, 지난 6월에는 순환 근무를 이유로 후임 공무원 버튜버 ‘신새롬’을 선보였다.
버튜버는 모션 캡처 기술과 이를 입체적으로 표현해 주는 3차원 모델링 기술이 발전하면서 가능해졌다. 해외에서도 버튜버 산업 투자가 활발하다. 일본에선 버튜버 콘텐츠 업체 커버와 애니컬러가 지난 2022년 증시에 상장했고, 온라인 영상 플랫폼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 역시 같은 해 1억달러를 들여 버튜버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알터(Alter)를 인수했다. 시장조사 업체 글로벌 인포메이션(GII)은 전 세계 버튜버 시장 규모가 2021년 기준 16억3900만달러에서 연평균 35.55%씩 성장해 2028년이면 174억달러(약 24조4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