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 TSMC의 창업자인 모리스 창이 삼성전자와 인텔의 문제가 각각 기술과 전략에 있다고 지적했다.

창 창업자는 1931년 중국 저장성 닝보시에서 태어났고, 18세 때 미국으로 유학했다. 미국 반도체 기업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에서 25년간 근무한 뒤 1987년 TSMC를 창업해 현재 파운드리 세계 1위로 이끌었다.

10일 니혼게이자이 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창은 전날 열린 자서전 발간 기자회견에서 TSMC와의 경쟁에서 뒤처진 삼성과 인텔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삼성은 몇 가지 기술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TSMC에 앞서 3나노미터(㎚·1㎚=10억분의 1m) 파운드리 공정에 전력 효율성을 높이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도입했지만 수율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 메모리 사업을 하고 싶어 했고 (나에게) ‘혼자서는 할 수 없으니 협력하자’고 했다”며 “TSMC가 삼성과 협력하는 것은 좋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으며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다. 또 “현재 한국이 처한 혼란스러운 상황이 삼성전자의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논란이 한국 반도체 업계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본 것이다.

창 창업자는 인텔의 상황에 대해서는 삼성과 다른 분석을 내놨다. TSMC와 인텔은 우호적인 관계였지만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을 강화하며 둘의 관계가 서먹해졌고 그 과정에서 인텔이 부진해졌다는 것이다. 그는 “인텔의 경우 전략에 문제가 있었고 이제는 최고경영자(CEO)도 없다”며 “아마 두 문제 모두 해결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