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거래위원회(FTC)으로 지명된 앤드루 퍼거슨 현 FTC 위원 / 나이트재단

‘빅테크 저승사자’로 불리던 리나 칸 미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의 시대가 저물었다.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가 차기 FTC 위원장으로 앤드류 퍼거슨 현 FTC 위원을 지명하며, 빅테크를 상대로 대대적인 ‘전쟁’을 선포해온 FTC의 기조가 내년부터 바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앤드류는 정부 출범 첫 날부터 미국 국민을 위해 싸울 것이며, 미 역사상 가장 미국 우선적이고 친(親)혁신적인 FTC 위원장이 될 것”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퍼거슨 지명자는 최근 트럼프 당선인 정권 인수팀에 FTC가 현재 진행중인 빅테크의 불법 시장 지배와 관련된 조사는 계속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그는 전임인 칸 위원장이 내세웠던 인공지능(AI) 규제 및 엄격한 기업 합병 기준 등 일부 의제에 대해서는 철회해야한다고도 했다. 반독점 규제에는 찬성하지만, 과거의 위원장들보다 훨씬 많은 기업 인수합병(M&A)를 반대해온 칸의 “반기업적 의제를 뒤집을 것”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FTC가 지금과는 다른게 빅테크를 대하는 분위기가 부분적으로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FTC는 칸 위원장의 지휘 아래 미 빅테크를 상대하는 가장 큰 규제 기관으로 작동해왔다. 칸 위원장은 아마존, 구글, 메타 등 빅테크에 잇따라 반독점 소송을 진행했고, ‘역대 최고액 인수’로 꼽혔던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게임사 블리자드 인수 등 굵직한 인수합병을 반대해왔다.

뉴욕타임스는 “월가(街)는 대형 M&A에 대한 규제 완화를 간절히 원하고 있고, 거래 활동이 늘어나길 바라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성장 친화적’인 의제를 운영할 것”이라고 했다. 퍼거슨은 X 에 “미국이 세계의 기술 리더이자 혁신가들의 새로운 아이디어에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는 최고의 장소가 되게 할 것”이라고 했다.

FTC 위원장 교체 소식에 두 건의 반독점 소송에 휘말린 구글의 주가는 전일 대비 5.5% 올라 사상 최고치인 196.71달러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