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왼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날로 강해지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정치 권력에 대한 비판에 대해 “그가 대통령이 될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 CNN 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22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아메리카 페스트 2024′ 행사에서 민주당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머스크 대통령’이라는 말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그는 민주당이 여러 가지 거짓말을 해왔다고 언급하며, “새로운 거짓말은 ‘트럼프가 머스크에게 대통령직을 양도했다’는 것인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이어 “내 지위는 안전하다. 그는 이 나라에서 태어나지 않았고,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도 부연 설명했다. 일론 머스크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태생으로, 2002년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이 같은 갈등은 트럼프의 측근이자 차기 정권의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지명된 머스크가 양당 합의를 통해 마련된 예산안에 반대하며 시작됐다. 지난 18일 머스크는 자신의 X에 “예산안에 찬성하는 의원은 2년 내 퇴출되어야한다”며 정치적 보복을 시사하는 게시물을 150여개 올렸다. 이 여파로 20일까지가 기한인 예산안 수정안이 부결됐고, 다음날인 21일 겨우 통과됐다. 만약 이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았다면 연방정부는 그 어떤 지출도 하지 못하며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상태에 빠질 수 있었다. 그만큼 머스크의 정치 권력이 차기 행정부의 ‘실세’를 넘어 대통령에 준하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트럼프는 ‘머스크 대통령’이라는 비판에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고, 나는 똑똑한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연설에 나선 트럼프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역시 “언론들이 내 아버지와 머스크의 관계를 끊기 위해 무엇을 하는지 보라”며 “그들은 이 사람들이 가장 잘 하는 일을 하지 못하도록 분열을 일으키려 하고 있으며, 우리는 그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했다. NBC뉴스는 “트럼프의 발언은 그가 머스크와의 불화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현재로선 두 사람은 여전히 공통된 이익을 공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