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규 에니아이 테크리드가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3D익스피리언스 월드'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황규락 기자

“알파 그릴은 인간의 눈과 같은 시각 센서를 포함해 서른 개 이상의 센서를 갖추고 있어서 패티의 품질과 패티의 수를 볼 수 있고 실시간 온도도 수집할 수 있습니다.”

25일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3D익스피리언스 월드’에서 한국 스타트업 에니아이의 이강규 테크리드가 이렇게 말했다. 2020년 창업한 에니아이는 주방 자동화를 위한 조리 로봇을 개발하는 업체로, 햄버거 패티를 굽는 인공지능(AI) 로봇 ‘알파 그릴’을 개발했다. 알파그릴은 동시에 패티 8개를 시간당 200개꼴로 조리할 수 있는 양면 그릴이다. 3D익스피리언스 월드는 3D 설계 설루션 ‘솔리드웍스’를 비롯한 12개의 버추얼 트윈 설루션을 한곳에 모은 다쏘시스템의 플랫폼 이용자들을 위한 연례 행사다. 솔리드웍스를 적용해 효율성을 높인 대표적인 기업으로 에니아이가 꼽힌 것이다.

에니아이는 조리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로봇과 AI를 결합했다. 사전에 입력된 온도로 패티 양면을 동시에 구울 수 있으며 카메라를 이용한 비전(Vision) 센서를 통해 패티의 상태를 확인하며 일정한 굽기를 유지할 수 있다. 그는 “현재 알파 클럽이라는 새로운 AI를 연구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패티가 너무 익거나 덜 익었는지, 혹은 잘못된 패키지가 들어갔는지를 감지할 수 있다”고 했다.

25일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3D익스피리언스 월드’에서 한국 스타트업 에니아이의 이강규 테크리드는 햄버거 패티를 굽는 인공지능(AI) 로봇 ‘알파 그릴’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유튜브

에니아이는 현재 국내 롯데리아 등 햄버거 프랜차이즈에서 활용되고 있다. 창업 후 매년 100% 성장을 달성하면서 지난해까지 900% 이상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미국 시장 진출도 앞두고 있다. 이 테크리드는 “현재 미국 프랜차이즈 업체에 알파 그릴을 보내 검증을 하고 있는 단계”라고 했다.

스타트업이 AI 로봇을 설계하고 시뮬레이션하는 등 모든 과정에는 큰 비용이 든다. 에니아이는 다쏘시스템의 솔리드웍스로 이러한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버추얼 트윈을 통해 로봇을 설계한 뒤 실제 생산하기 전에 가상현실에서 이를 시험하며 다듬는 식이다. 이를 통해 부품들이 규격에 맞는지, 서로 충돌하지는 않는지 등을 살필 수 있었다. 다쏘시스템은 에니아이에 솔리드웍스 등 설루션을 3년간 지원하고 있다. 이 테크리드는 “솔리드웍스로 불필요한 시제품 제작 과정을 줄이고 개발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고 했다.

에니아이는 햄버거 패티를 굽는 로봇을 넘어 햄버거 제조의 전 과정을 자동화하고 다른 음식 조리로도 로봇 활용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또한 AI를 고도화해 조리의 정확도를 높이면서 손님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조리 속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주방 운영의 효율성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이 테크리드는 “다음 제품은 ‘알파 키친’으로 주방의 모든 것을 자동화할 계획”이라며 “햄버거 조리가 첫 번째 단계이고 이후 다른 음식으로 조리를 늘려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