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세상을 바꿀 신기술로 주목받던 메타버스가 AI(인공지능) 시대에 다시 부상하고 있다. AI와 접목해 수익화에 성공한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메타버스가 물리적 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는 데다, AI를 접목해 더욱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웅진씽크빅은 지난해 10월 초등학생 영어 학습용 메타버스 ‘링고시티’를 정식 출시했다. 링고시티에 접속하면 메타버스 안에 구현된 뉴욕, 런던, 시드니 등 세계 유명 도시를 탐험하며 내부에 배치된 캐릭터와 영어로 대화할 수 있다. 이 캐릭터들에는 생성형 AI 챗GPT가 적용돼 이용자가 하는 말에 따라 각기 다른 답변이 나온다. 아이들이 다양한 내용으로 영어 회화를 경험할 수 있어 학부모들에게도 좋은 반응이 나온다. 정식 출시 한 달 만에 유료 회원 2만명, 월 매출 7억원 성과를 올렸다. 올해에는 일본과 대만 수출에 나선다는 목표다.

이커머스가 발달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고객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유통 업계는 메타버스가 하나의 타개책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8월 자체 메타버스 ‘칼리버스’를 출시해 운영 중인 롯데이노베이트 관계자는 “칼리버스 내 롯데하이마트 매장에서는 온갖 종류의 가전을 현실과 유사한 수준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교육 측면에서도 다양한 활용 방안이 나타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아이들이 AI 캐릭터와 대화하며 외국어·동물·공룡·우주 등을 체험할 수 있는 학습용 메타버스 ‘키즈토피아’를 운영하고 있다. 2023년 5월 국내 출시된 후 1년 반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넘겼고, 말레이시아·태국 등 동남아시아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서울 성신초 교사 이주성(44)씨는 메타버스 안에서 법정 체험을 가능하게 한 ‘메타버스 법원’을 선보여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전파진흥협회가 주최한 메타버스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씨는 “메타버스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미술관 등 다양한 테마로 무궁무진한 학습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